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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 브랜드에 일하면서 마켓 리서치를 하다 보면 요즘은 카테고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례가 어색하지 않음을 느낀다.

이전에는 다른 카테고리 간의 Collaboration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엔 브랜드에서 직접 의외의 분야에 진출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뷰티 브랜드인 미샤와 아이소이에서 외식산업에 뛰어들어 컨셉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토니모리에서는 반려동물 사료 산업, 클리오는 건강기능 식품의 출시를 예고하는 등 본업인 화장품 사업의 부진이 계속되자 생존을 위한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그 중 MZ세대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는 미샤, 아이소이 두 브랜드의 카페 운영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미샤 : 웅녀 컨셉의 인사동 '웅녀의 신전'

사진 출처 : 위키트리
사진 출처 : 위키트리

 

 

폐점 매장을 쑥 카페로
대표 메뉴는 쑥을 활용한 음료와 마카롱이다. 주문은 손바닥만 하게 뚫려있는 구멍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뒤편 룸에서는 쑥과 하늘을 콘셉트로 한 미디어아트 월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웅녀의 신전 하루 방문객은 100여명, 지난 2월 본격 개점 후 누적 방문객은 1만명 이상이다.

웅녀의 신전의 또다른 이름은 '미샤 카페'다.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기 때문이다.

웅녀의 신전 콘셉트인 쑥도 2018년 출시한 미샤 '개똥쑥' 라인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2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휴게음식점업을 추가했다.

웅녀의 신전은 미샤 인사동점을 개조해 만든 카페다. 미샤 인사동점은 2017년 하루 1000만원대 매출을 올리는 곳이었으나 경영난으로 결국 지난해 폐점했다. 그러나 임대기간이 아직 한참 남은 상황. 미샤는 매장 인테리어 비용의 3~4배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하는 승부를 띄웠다.

 

 

"미샤를 숨겨라" 특명
미션은 카페 어디에도 미샤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었다. 

손님들도 영수증 하단에 사업자명으로 찍힌 에이블씨엔씨를 보고 미샤가 운영하는 카페라는 걸 알았다는 후문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SNS에서는 설립 20주년을 넘긴 미샤를 두고 '힙(Hip)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진유정 에이블씨엔씨 신브랜드본부 차장은 "정말 카페에 제품을 하나도 놓지 않을 것인가를 두고 팀원들과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다"며 "제품이 깔리는 순간 고객 흥미가 순식간에 떨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차장은 "웅녀의 신전 흥행을 실제 개똥쑥 라인 매출로 연결시켜야하는 과제가 남았지만, 

MZ세대에게 회자되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2. 아이소이 : 익선동 티퍼런스

 

100% 천연화장품 아이소이 플래그십 스토어
브랜드 철학 닮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공간
아트카페-뷰티샵-옥상정원으로 구성

사진출처 : 에이치존
사진출처 : 에이치존

 

100% 천연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는 3월 중 ‘티퍼런스’를 오픈했다.

1층엔 아트 카페가 2층엔 아이소이 뷰티샵, 3층에는 옥상 정원이 자리 잡았다.아이소이의 철학인 ‘무첨가 원칙’, ‘원료 최고주의’, ‘피부 저자극주의’, ‘효과 제일주의’를 대변하듯 건물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다.

시멘트 벽돌과 목재, 금속 등의 재료를 똑 떨어지는 직선의 건축 언어로 구사한다. 인위적 가공을 덜어내고 가장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다.

 

티퍼런스의 전체 디렉팅은 이대형 에이치존 디렉터가 담당했다. 공간은 최재영 더퍼스트펭귄 대표가, 그래픽은 제너럴그래픽스의 문장현 대표, 화장품 용기 디자인은 정연우 울산과기대 교수가 맡았다.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디렉터들이 모여서 만든 공간인 셈이다. 이대형 디렉터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다시 기본으로, 자연으로, 본질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아이소이는 자연과 예술, 그리고 인간을 연결하는 예술의 공감능력을 지지한다. 미래세대에 남을 헤리티지를 고민하는 ‘아이소이 아트 프로젝트’가 포용적이고 따뜻한 미래를 논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층에선 아이소이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키네틱 설치미술가 한진수의 ‘레드:블루’ 전이 열리고 있다. 아트 카페라고 하지만 카페보다는 ‘아트’에 방점을 찍어, 입구에 들어서면 갤러리 같은 느낌이 든다. 수 천 번의 붓질을 반복하는 기계가 완성하는 회화, 인공태양이 된 조명, 나뭇가지와 접합한 플라스틱 꽃 등 ‘이질’과 ‘모순’이 한진수 작가의 주요 언어다. 과정이 아닌 결과물만 놓고 보면 굳이 기계와 인간, 인공과 자연, 식물과 동물을 나누려는 우리의 사고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깨닫게 된다. 아이소이 아트 프로젝트는 이번 한진수 작가 개인전을 시작으로 연간 3번 새로운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한빛 기자] ⓒ 헤럴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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