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향수를 좋아한다. 정확히는 기분 좋아지게 하는 향기를 좋아한다.

향수는 자신만의 취향과 이미지를 표현함과 동시에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잊고 지낸 사람, 과거의 추억과 장소를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매개이기도 하다. 그리고 별생각이 없었던 사람이 훅- 향을 퍼뜨리고 지나가기라도 하면, 어떤 향수를 사용하는지의 호기심 플러스 그 사람이 달라 보기기도 하다.

나는 이러한 향기의 힘 때문에 향수, 아로마 오일, 디퓨저, 향초와 같은 아이템들을 늘 곁에 두고 있다.

 

최근 몇년전부터 니치향수가 유행인데, 그 니치 향수*의 대명사라고 할수 있는 브랜드가 '르 라보' 이다.

*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치(nicchia)에서 파생된 말로,  일반 화장품 회사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향수와 달리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극소수의 성향을 위한 프리미엄 향수.  '나만 아는 향수'와 같은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르 라보'라는 브랜드명은 프랑스어로 ‘실험실’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따온 이름으로 조향사의 연구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미국 컬트 향수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두 가지 대표 서비스는 주문 즉시 핸드 블렌딩해 만드는 Made to order 방식과 나만의 메세지를 적을 수 있는 퍼스널 라벨링 서비스이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고객을 향수 제조의 마지막 과정에 참여하게 만든다는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구매자가 라벨에 원하는 이름, 문구를 새길 수 있는 라벨링 서비스는 나만 소유한 향수라는 만족감을 충족시켜준다.

 

 

오늘은 그 중 '르 라보'의 대중적 성공에 기여를 한 시그니처 향수 '상탈 33'의 리뷰이다.

 

참고로 '르 라보'는 각 향수의 핵심이 되는 에센셜 오일명과 사용한 재료의 가짓수를 의미하는

숫자의 조합으로 이름을 붙인다.

이는 고객으로 하여금 원하는 향을 스스로 상상하며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이다.

 

작년 12월 방콕 여행으로 롯데면세점에서 구입했는데, 사실 면세 찬스가 아니면 사기가 망설여지는 품목이 프레스티지 화장품과 향수이다. (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한국을 벗어나지 못할 줄 아무도 몰랐지 ㅜ-ㅜ )

가격은 매장 정가 기준으로 아래와 같은데, 가격이 매우 높은 편이라 선뜻 구매하기 망설여진다.

15ml - 102,000원 / 50ml - 248,000원 / 100ml - 365,000원

 

여러 차례 매장 방문하여 시향·착향을 반복해보았고 시간이 지난 후의 향까지 고려하여 구매하게 된 '상탈 33' 이다.

향수는 절대 블로그의 추천글이나 브랜드의 상품 설명서만 보고 블라인드 구매를 한다면 네버 네이버 비추이다.

특히 '르 라보'는 향의 개인 호불호가 매우 강한 편이라 꼭 착향 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내가 평소 즐기는 향은 여름에는 달콤하지 않은 시트러스 계열과 흙, 숲, 풀 같은 자연의 냄새.

겨울에는 우드나 머스크 계열을 즐겨 사용한다고 스텝에게 말했더니 '상탈 33'과 '떼누아 29' 를 추천해 줬다.

브랜드에서 설명하는 향은 아래와 같다.

 

 

'상탈'은 매우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고 '떼 누아'는 시크한 느낌일 것 같다.

하지만 향수는 직접 시향·착향을 해보면 브랜드에서 표현하고자 한 느낌과 되게 다른게 느껴지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이번 경우도 역시나 다르지 않았다. 설명만 보면 '상탈 33'은 남성 전용 향수일 것만 같은 강한 느낌이지만 내가 느낀 상탈은 '따뜻하고 포근하고 부드럽다'이다. 부드러운 가죽 향으로 시작해서 마치 내가 산속 캠핑장의 모닥불 앞에 앉아있고 흙 나무 향기가 따뜻한 공기 속에 맴도는 기분이랄까?

처음 뿌렸을 때부터 하루 종일 잔향이 포근하게 따라다니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서 너무 좋다. 내가 가진 향수 중에서 지속력도 탑! 자기 전에도 종종 칙- 하고 입고 자는 향이기도 하다. 여하튼 나에겐 세고 남성성이 강한 느낌은 전혀 아니다.

'떼누아 29'도 인기가 많은 향으로 알고 있는데, 브랜드에서 설명하는 드라이한 나뭇잎과 건초, 토바코의 쌉싸래한 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시간이 지난 후 어린이 감기 시럽 약? + 옅은 무화과 같은 향이 올라와서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나에게는 첫 향관 잔향이 많이 달콤했던... 개인적으로 달달한 향을 선호하지 않는데 떼누아는 이상하리만큼 달달했다.

체온이 높은 피부에서 단향이 잘 올라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가?!


♡  SUMMARY ♡ 

  • 내가 느낀 '상탈 33'은 의외로 부드럽고 포근한 여성적인 면도 지니고 있어 중성적인 향.

  • 부드러운 가죽, 비에 젖은 흙·풀 ·나무가 연상된다. 습기를 한껏 머문 숲 속을 거니는 느낌도...
  • 봄·여름에 뿌리기엔 무거울 수 있지만 겨울에 이것만큼 좋은 우디 향수는 없을 것 같다.

  • 지속력이 길고 한 두번의 펌핑에도 발향이 우수하다.

  • 시간이 지날수록 포근해지는 향, 잔향이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아 참고로 르라보는 향수 제조를 볼수있는 공방이 가로수길이랑 한남동에 있는데 거기서 향수를 제작한다고 한다.
다 쓰고 공병을 가져가면 20% 할인된 가격의 리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Copyright ⓒ 2021 by M-ing All Pages Content is property of M-ing.

 

 

728x90

+ Recent posts